셋째 날, 짐을 다 싸들고 나선 아침
오늘은 기타큐슈로 넘어가는 일정이라 짐을 다 싸서 차에 싣고 조식부터 줄을 섰다.
[셋째날 일정표]

오늘 갈 곳은 레이크스완 컨트리클럽 미네코스다.
우베 지역 평점 4.3, 골프 마치고 온천과 가라토시장, 그리고 기타큐슈 시내로 들어오는 이동 동선까지 고려해서 고른 골프장이다.
나는 원래 "레이크"나 "링스"라는 단어가 들어간 골프장을 좋아한다. 골프장 부킹은 내가 다 하니까 누가 시비 걸겠냐며 친구들과 웃었다.
가는 길, 차창 밖으로 한적한 시골 풍경이 펼쳐졌다.
논과 작은 공장 건물들이 이어지는, 우리네 지방 소도시랑 비슷한 느낌이었다.

오늘도 9홀 추가? 친구들의 요청
차 안에서 친구들이 또 부추겼다.
"어제 9홀 추가하는데 3만원 정도밖에 안 들었잖아. 오늘도 가서 잘 얘기해봐." 말도 안 통하는 나라에서 매번 협상을 떠맡는 입장이지만, 이쯤엔 나도 익숙해져 있었다.
호텔과 골프장이 가까워서 금방 도착했다.
클럽하우스는 일본 정원풍 조경이 인상적이었다 — 잘 다듬어진 분재 소나무가 입구를 지키고 있었다.

스텝들이 친절했고 클럽하우스도 깨끗했다.
체크인 후 나는 바로 경기과 직원에게 파파고 앱을 켜고 자신 있게 다가갔다.
"오늘 9홀 추가 가능한가요?" 직원의 답은 어제와 달랐다. "오늘은 금요일이라 부킹이 다 차 있어서 어렵습니다." 순간 머리가 빠르게 돌았다.
나는 다시 제안했다.
"쉬지 않고 스루플레이로 18홀을 먼저 마치고, 그 다음에 점심 먹고 9홀을 추가하면 어떨까요?"
직원이 잠시 고민하더니 좋다고 했다.
1시 30분까지 18홀을 마치고 들어오면, 점심을 먹은 뒤 추가 9홀을 플레이하게 해주겠다는 약속이었다.
💡 팁 박스 — 스루플레이 협상의 핵심
일본 골프장에서 9홀 추가가 막혔을 때,
"쉬지 않고 스루플레이로 시간을 맞추겠다"고 역제안하면 받아들여지는 경우가 많아요.
점심은 18홀을 마친 뒤 한 번에 먹고,
그 다음 추가 9홀로 넘어가는 방식이에요.
다만 이건 그날 부킹 상황에 따라 달라지니 100% 보장되는 방법은 아니에요.
IN코스 10번홀 — 잔디는 괜찮았고, 호수는 안 보였다
우리는 IN코스 10번홀부터 시작했다.
12월인데도 잔디 상태는 괜찮았다.
코스는 깔끔하게 정돈된 느낌이었고,
러프도 잘 깎여 있어서 공을 찾는 데 큰 어려움은 없었다.

다만 의외로 호수가 거의 안 보였다.
"레이크스완"이라는 이름이 무색할 정도였다.
오히려 마운틴이나 밸리 코스에 가까운 느낌이었다.
15번홀 — 길게 뻗은 서드샷 코스
15번홀에서는 서드샷 지점까지 코스가 길게 이어졌다. 멀리 산자락과 어우러진 페어웨이가 인상적이었고, 전체적으로 거리가 있어서 미들홀이 까다롭다는 평가가 맞다는 걸 체감했다.

그렇게 전반 9홀이 빠르게 끝났다.
시계를 보니 1시 30분까지 들어올 수 있을 것 같았다. 우리는 쉬지 않고 바로 스루플레이로 넘어갔다.
OUT코스 1번홀 — 버디가 나온 그 홀
아웃코스 1번홀에서 힘차게 티샷을 날렸는데,
세컨샷하기 좋은 자리에 떨어졌다.
이 홀은 전체적으로 코스가 좋았다 — 내가 샷을 잘 날리고 버디까지 했으니까, 라고 자평해본다.

기분 좋게 출발했고,
6번홀까지는 진행이 순조로웠다.
OUT코스는 벙커와 해저드가 적절히 조합돼 있어서, 정확한 샷이 요구되고 함부로 공략하기 쉽지 않은 구조였다.
7번홀 — 어르신 단체팀에 막힌 순간
7번홀 파3에 도착해보니 앞에 두 팀이 밀려 있었다.
아직 그린에서 플레이 중이었는데, 멤버를 보니 나이 드신 어르신 단체팀이었다.
다들 너무 여유로웠다.

나는 시계만 들여다봤다.
속이 탔다. 1시 30분 약속이 점점 멀어지고 있었다.
결국 여기서 9홀 추가는 포기해야 했다.
손발 다 써가며 어렵게 만든 조건부 약속이었는데, 어르신들의 느긋한 페이스 앞에서는 방법이 없었다.
우리는 마지막 홀까지 돌고 들어와서 바로 식당에서 점심을 먹었다.
레이크스완CC 솔직 후기
레이크스완CC는 화려한 시그니처 홀로 승부하는 골프장은 아니다. 대신 전체 코스 밸런스가 좋다.
IN코스는 거리가 있는 홀이 많아 세컨드샷과 서드샷까지 생각해야 하고,
OUT코스는 벙커와 해저드가 적절하게 배치되어 있어 정확한 공략이 중요하다.
무조건 드라이버를 멀리 보내기보다는 다음 샷 위치를 고려한 코스 매니지먼트가 필요한 골프장이라는 인상을 받았다.
12월 초였지만 잔디 상태도 양호했다.
페어웨이와 러프 모두 관리가 잘 되어 있었고 플레이 내내 큰 불편함은 없었다.
특히 코스 전체가 깔끔하게 정돈되어 있어 편안하게 라운딩을 즐길 수 있었다.
레이크스완CC는 한 번에 강한 인상을 남기는 스타일은 아니다.
하지만 플레이를 마치고 돌아보면 전체적인 균형감이 좋은 골프장이라는 생각이 든다.
니시노이치온천 호타루노유 — 미인이 되는 온천
점심을 먹고 10분 거리에 있는 니시노이치온천 호타루노유로 향했다. 이 온천은 알칼리성(pH 약 9)이라 입욕하면 피부가 매끈매끈해져서 "미인 온천"이라고 불린다고 한다.

우리는 약 1시간 정도 온천욕을 했다.
온천 후엔 흰 우유 한 병씩 마시는 게 국룰이라 그것도 빼놓지 않았다. 온천 근처에는 옛 기차역을 꾸며놓은 작은 광장도 있어서 잠깐 구경했다.

가라토시장 — 아침에 끝나버린 그 시장
온천을 마치고 시모노세키에 있는 가라토시장으로 향했다. 시장은 이미 끝나 있었다. (가라토시장은 오전 방문이 필수.)
아침에만 영업한다는 걸 몰랐던 거다.

해 지는 바다 정취를 느끼며 사케 한 잔씩 곁들였다.

기타큐슈 — 1시간 30분 기다린 횟집
시모노세키 대교를 기분 좋게 드라이브하며 기타큐슈 시내에 도착했다.
맛집을 검색해서 "사카나마르세"라는 횟집을 찾아갔는데, 예약을 안 해서 1시간 30분을 기다려야 했다.
저녁 예약 시간까지 남아 친구들과 파친코를 체험했다. 초심자의 행운인지 예상보다 잘 풀렸고,
덕분에 웃으며 저녁 식당으로 향했다.
드디어 횟집 — 1시간 30분 기다린 보람
사시미와 사케를 시켰다.
회는 신선하고 맛있었다.
생선조림과 샐러드도 일품이었다.

술잔을 나누며 친구들과 첫 해외 골프여행 소감을 나눴다.
"내년에 또 오자"는 말이 자연스럽게 나왔다. (실제로 이 약속은 지켜져서, 2025년 11월 마쓰야마 골프여행으로 이어진다.)
📌 레이크스완CC + 셋째날 핵심 정보
| 항목 | 내용 |
| 골프장 | 레이크스완CC 미네코스, 평점 4.3 |
| 코스 특징 | OUT 벙커·해저드 정교, IN 거리감 |
| 9홀 추가 | 시도했으나 어르신 단체팀에 막힘 |
| 온천 | 니시노이치온천 호타루노유, 알칼리성 미인온천 |
| 가라토시장 | 아침 영업만, 오후 방문 시 마감 주의 |
| 저녁 | 기타큐슈 횟집(사카나마르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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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 편 예고
다음은 마지막 총정리 편이에요. 3박4일 전체 비용 결산, 그리고 출국 직전 캐디백에 넣었던 그 육포가 인천공항 세관에서 어떻게 걸렸는지 — 그 얘기를 풀어드릴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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