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년 금융맨의 일본·국내 골프여행

27개 일본 골프장을 직접 다녀온 뱅커의 솔직한 체험기

"일본 골프여행, 국내의 1/4 비용으로 즐긴다"

일본 골프여행

우베 골프장 추천 | 가성비 골프장 산요국제CC, 36홀이 좋은 이유

뱅커노트 트래블 2026. 6. 20. 23:44

출발 전날 비상계엄, 그래도 우리는 떠났다

"야, 일본 골프 진짜 그렇게 싸냐?"

추석 명절 자리에서 술 한잔 들어가니 내가 또 일본 골프 자랑을 시작했다.

작년 8월에 47만원으로 2박3일 다녀온 얘기를 했더니 친구들 눈이 동그래졌다.

"그럼 우리도 가야지. 너가 짜봐." 입이 방정이지, 자랑하다 또 가이드 자리 떠맡은 셈이다.

 

고향 죽마고우 4명.

셋은 구력 20년, 한 명은 경찰 공무원 정년을 얼마 안 남기고 골프를 시작한 지 1년 된 골린이다.

1년밖에 안 됐는데 제일 열심히 연습하는 친구다.

이 넷이 떠날 첫 해외 골프 여행.

드디어 12월 1일이다,

한 해의 마지막 달이고 친구들과 골프도 가니 행복한 달이 아닐 수 없었다.

 

그런데 출발 하루 전날인 12월 3일 밤,

모든 게 뒤집혔다. 캐리어 다 싸고 일찍 자려고 TV도 끄고 누웠는데 카톡이 폭주했다.

"비상계엄이래." TV를 켜니 정말로 대통령이 계엄을 선포하는 방송이 나오고 있었다.

여행 떠나기 직전에 이런 일이라니, 한방 맞은 느낌이었다.

머릿속엔 한 가지 생각뿐이었다.

 

내일 새벽에 한국을 뜰 수 있나,

공항이 막히는 거 아닌가.

밤 12시쯩, 경찰 비상 간부회의 소집 뉴스가 떴다.

친구한테 바로 전화했다. "너 갈 수 있냐?" 친구는 지금 간부회의 들어가는 중이라며 어려울 것 같다고 했다.

그렇다고 다 취소할 수도 없었다.

결론을 내렸다.

우리 셋이라도 출발한다.

2024년 12월 우베 골프여행 3박4일 일정표 - 인천공항 출발부터 산요국제CC 라운딩까지
출발 며칠 전까지만 해도 이렇게 완벽한 일정이었다

 

새벽 1시쯤 친구 항공권을 취소했다.

환불은 거의 안 됐다.

거의 밤을 새우다시피 하면서 계엄 해제 소식을 기다렸고, 결국 새벽 4시에 집을 나섰다. 공항으로 가는 길, 차 안 라디오에서 비상계엄 해제 소식이 흘러나왔다. 정확히 4시 27분쯩이었다.

 

기타큐슈 공항에 도착하니 다행히 친구에게 전화가 왔다. 아침에 간부회의 다시 참석하고 나왔는데, 계엄해제되었으니 휴가를 가라고 했다고 한다,

 

친구는 바로 그날 아침 항공권을 새로 잡았다.

우리가 라운딩을 마칠 즈음 후쿠오카 공항에 도착하는 일정으로 비행기표를 예약 했다.

 

일단 우리 셋은 산요국제CC로,

친구는 비행기로. 저녁에 다시 모이기로 했다.

이런 정신없는 출발에도 막상 도착하니 좋은 골프장이 기다리고 있었다.

라쿠텐 고라 산요국제골프클럽 예약확인 메일, 2024년 12월 4일 동코스 11시 4명
친구가 빠지기 전, 원래는 4명으로 잡아둔 예약이었다


가격 듣고 다들 계산기를 두드렸다

산요국제골프클럽,

이번이 내겐 세 번째 방문이다.

아코디아 골프그룹이 운영하는 36홀 골프장. 코스를 바꿔가며 가니 매번 새롭고, 무엇보다 이 가격에 또 안 갈 이유가 없다.

그린피, 카트비, 점심, 생맥주까지 다 포함해서 1인 6만 7천원.

 

요즘 국내 골프장 비용을 한번 따져보자.

그린피 15만원, 카트비 2.5만원, 캐디피 4만원, 식사·그늘집 5만원, 거기에 게임비까지 하면 1인 약 40만원은 그냥 들어간다.

 

이걸 친구들한테 말해줬더니 다들 계산기를 두드리기 시작했다. "그러면 거의 6배 차이 나는 거네?" 정확히 그렇다. 같은 돈으로 일본 다섯 번 칠 수 있는 가격이다.

 

첫 일본 골프를 경험하는 친구들 표정이 볼만했다. 의심 반, 흥분 반.

💡 산요국제CC 기본 정보

  • 운영: 아코디아 골프그룹
  • 코스: 36홀 (동코스/서코스)
  • 위치: 기타큐슈 공항에서 약 1시간

동코스, 마음 놓고 휘두를 수 있는 코스

이번에 친 동코스는 페어웨이가 넓고 길다.

한마디로 시원하게 쳐도 되는 코스다.

골린이 친구도 첫 일본 라운딩에서 드라이버를 마음껏 휘두를 수 있어서 만족했다.

 

17번 파3 — 연못 위로 던지는 시그니처 홀

이 골프장의 얼굴이라 할 수 있는 홀이다.

티에서 그린까지 연못으로 이어진다.

거리는 170m. 물 너머로 그린을 보내야 하는 부담감 때문에 다들 한 번씩 짧게 쳤다.

나도 예외 없이 물에 풍덩 빠뜨렸다.

 

사진으로 못 보여드리는 게 아쉬울 정도로, 직접 가서 봐야 그 느낌을 안다.

홀 하나만으로 산요국제CC가 기억에 남는다.

 

5번홀 — 나무 한 그루의 함정

페어웨이 중간에 큼지막한 나무 한 그루가 떡하니 서 있다.

그 방향으로 보내면 투온이 거의 불가능해진다.

 

"저 나무만 피하면 되는데" 하면서 다들 또 그 나무 쪽으로 보냈다.

골프가 마음대로 안 되는 게 이런 맛이다.

산요국제CC 페어웨이 풍경, 우베 골프장 12월 라운딩
아웃코스 5번홀, 페어웨이 한가운데 우뚝 선 나무

 

15번홀 — 드라이버냐 우드냐, 그것이 문제로다

페어웨이를 가로지르는 해저드.

드라이버로 정면 돌파할지 우드로 안전하게 갈지,

매번 고민하게 만드는 홀이다.

나는 드라이버를 잡았다가 그대로 해저드행.

다음엔 우드 잡으려 한다.

산요국제골프클럽 동코스 페어웨이, 12월 단풍 라운딩
인코스 15번홀 — 해저드 너머 그린, 드라이버냐 우드냐 고민하게 만드는 홀

 

13번홀 — 사진 찍느라 골프를 잊은 홀

인코스 파5, 넓고 시원시원하다.

친구들이 세컨샷 칠 생각도 안 하고 사진만 찍느라 정신없었다. 풍경이 그 정도로 좋았다는 뜻이다.

 

전반홀은 나무와 해저드 같은 장애물이 곳곳에 숨어있어서 머리를 좀 써야 한다.

후반으로 갈수록 코스가 트이면서 가슴이 뻥 뚫리는 느낌이 든다.

처음 일본 골프를 경험하는 골퍼라면 딱 좋은 난이도다.

산요국제CC 동코스 그린 전경
인코스 13번 파5 — 가을 단풍과 어우러진 시원한 페어웨이

 

이게 다 6만 7천원에 포함됐다고?

전반홀을 마치고 클럽하우스로 올라갔다.

점심으로 장어덮밥을 시켰다.

윤기 자르르 흐르는 장어 위에 폭신한 계란까지 이게 6만 7천원 안에 다 포함된 가격이라는 게 아직도 실감이 안 난다.

생맥주 한 잔까지 곁들이니 다들 표정이 더 풀어졌다.

산요국제CC 클럽하우스 점심, 그린피 포함 식사


산요국제CC 솔직 후기

세 번째 방문인데도 질리지 않았다.

코스는 어렵지 않지만 단순하지도 않다.

17번홀 같은 기억에 남는 시그니처 홀이 있고,

 

점심과 생맥주까지 포함된 가격의 경쟁력은 압도적이다.

처음 일본 골프를 경험하는 골퍼라면 가장 먼저 추천하고 싶은 골프장 중 하나다.

라운딩 마치고, 친구를 데리러 갔다

골프를 마치자마자 후쿠오카 공항으로 출발했다.

약 120km, 1시간 50분. 친구를 픽업하고 다시 우베 호텔로 또 140km, 2시간.

우베에 다시 도착했을 땐 밤 8시. 그날 운전 거리만 따져도 거의 400km였다.

그래도 넷이 다 모였다는 사실에 피곤함보다 안도감이 더 컸다.

내일부터는 완전체로 라운딩이다.

 

호텔에 체크인하고 짐만 던져놓고 바로 근처 이자카야로 나갔다. 배가 고팠다.

메뉴판을 보다가 피자가 있어서 시켰다. 점원이 "뭐라고? 뭐라고?" 하는 반응에 우리는 안 되는 메뉴인가 보다 하고 다른 안주로 저녁을 시작했다. 한참 먹고 계산하려는데 점원이 갑자기 피자 한 박스를 들고 나타났다.

알고 보니 시간이 좀 걸린다는 얘기였던 모양이다.

 

이미 배는 다 채웠고, 다시 들어갈 수도 버릴 수도 없었다. 결국 우리는 길거리 주차장 옆에 서서 넷이 한 쪽씩 나눠 먹었다.

우베 골프여행 저녁, 주차장에서 계산 후 나온 피자 먹는 모습
밤 10시, 우베 길거리에서 — 우리는 정말 한 조각씩 나눠 먹었다

 

 지나가던 사람이 보면 며칠 굶은 사람들처럼 보였을 거다. 황당했지만 그날 밤 가장 웃겼던 순간이었다.

그렇게 첫날이 끝났다.

운전만 400km, 친구도 다 모였다.

내일은 진짜 라운딩만 생각하면 됐다.

 

📌 산요국제CC 핵심 정보

항목내용
운영 아코디아 골프그룹
코스 36홀 (동코스/서코스)
위치 기타큐슈 공항에서 약 1시간
시그니처홀 17번 파3 (170m, 연못홀)
그린피 (점심+맥주 포함) 1인 약 6.7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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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 편 예고

다음 골프장은 후쿠오카 지역 평점 4.8, 클럽72 만넨이케 히가시 코스다.

 

레이크 사이드의 시그니처 12번홀과, 골프장 경기과에 가서 9홀 추가를 협상했던 이야기까지.

협상 결과는 3만원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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